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평택여자고등학교의 '이수빈'선생님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은 3학년 국어를 가르치며, 3학년 5반의 담임을 맡고 있다.
Q. 국어교사를 꿈꾸게 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고등학생 때, 국어시간에 크게 칭찬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ㅚ’가 왜 단모음이냐는 질문을 했더니 국어 선생님께서는 "정말 좋은 질문이다, 배운 것에 물음표를 띄울 수 있는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추켜세워 주셨어요. 저는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어른들께 칭찬받을 일이 잘 없었거든요. 하루 종일 지속되던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실 그전까진 국어 과목을 그렇게 잘 하지 않았는데, 그날 이후로 또 다시 칭찬을 받고 싶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질문하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성적이 따라오더라고요. 어느샌가부터 국어를 잘 하고 좋아하는 학생이 되어있었고 정신 차려보니 국어교육학과에 진학해있었어요.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가 저를 교단에 세운 셈이에요."
Q. 교사가 되시기전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무엇인가요?
A. "교생실습을 나갔던 게 생각나네요. 내성적이던 고등학생은 내성적인 대학생이 되었고, 나는 이런 성격이 교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갈등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4학년이 되어서 실습을 앞두고는 내가 수업을 잘 할 수 있을지, 학생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무척 걱정했어요. 결론적으로는 학생들이 너무 예쁘고 실습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눈에 밟혀서, 나는 꼭 교사가 되어야겠다 마음을 먹었어요. 임용 공부가 매우 힘들었지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던 건, 이 때의 기억 덕분이에요."
Q. 교직 생활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때는 언제인가요?
A. "내가 학생들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때 큰 효능감을 느껴요. 평여고 학생들은 립 서비스에 강한 편이라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건네주는데 그런 것들이 우리를 더 열심히 연구하고 성장하고 싶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되곤 합니다. 수업으로든 상담으로든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바로 교사로서의 자아실현이죠."
Q. 어떤 교사가 되고싶으신가요?
A. "언제나 학생과 말이 통하는 교사이고 싶어요. 인권감수성은 날로 갈수록 높아지고 관련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예전엔 문제 삼지 않던 발언이나 행동도 지금은 문제가 될 수 있고. 아직은 내가 교사인 기간보다 학생이던 기간이 더 길고, 나름 인터넷을 편하게 사용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요즘 학생들의 생각이 잘 이해되고 공감도 돼요. 그렇지만 나도 언젠가는 빠르게 갈아치워지는 세대 담론을 따라가지 못하고 낡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되진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트렌드’를 좇는다는 게 아니라 요즘 세대에서 형성되는 ‘담론’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학생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들을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계속 궁금해하고 싶어요. 학생에게 실례하거나 상처 줄 수 있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Q. 교사를 꿈꾸는 평택여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신가요?
A. "제가 간직하고 있던 훌륭하신 분의 말씀을 전해주고 싶어요. 세종께서 이르시길, '그대의 자질은 아름답다. 그런 자질을 가지고 아무것도 않겠다 해도 내 뭐라 할 수 없지만 그대가 만약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무슨 일인들 해내지 못하겠는가. 그러니 부디 포기하지 말길.’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직접 해보니, 힘든 일도 분명 있지만 보람차고 즐거운 게 더 크더라고요. 이 기꺼운 마음을 여러분도 체험할 수 있길 바라요! 파이팅~~."
이상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수빈'선생님의 학생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수빈'선생님을 교단에 세워주신 국어선생님의 영향력처럼, 선생님 또한 평택여자고등학교의 많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